트루만과 6 25   -- 2/2

 

일본의 항복으로 2차 대전이 끝나고 미국은 국방 예산을 대폭 감축하는 와중에 한국 전쟁이 일어난다.  당시 미국에서는 남한을 방어할 가치가 있는 가에 대하여 애매한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난 그 전에 왜 미국이 다 끝나가는 일본과의 전쟁에서 소련의 참전을 허용해 소련이 북한에 진주할 구실을 주었는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트루만은 남한의 공산화를 방관하면 유럽이나 다른 지역에서도 러시아와 중공이 세력을 확장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의회의 비준을 받기도 전에 참전을 결정한다.  그래서 미국에선 한국 전쟁을 트루만의 전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물론 한국 전쟁엔 미군뿐 아니라 UN 군 즉 여러 나라 군대가 참전했다.  통계를 찾아보니까 미군 다음으로 전사자를 많이 낸 군대는 뜻밖에도 터키군이다.  터키의 군대가 많이 참전한 이유는 당시 터키도 소련의 침공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인 듯싶다.  그래도 물론 미군이 주도적 역할을 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이 6백만명 가까이 되고 5만명이 넘는 전사자를 냈다고 한다.  한국군은 20만명 훨씬 넘게 사망했고 부상자와 실종자를 합치면 백만명에 육박한다.  

 

한국 전쟁과 그 직후의 처절한 상황을 직접 경험한 한국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정치적 과제는 제 2 의 한국 전쟁을 막는 것일지도 모른다.  한국 전쟁과 그 후유증을 직접 체험한 세대에게 그 당시의 극한적 상황이 뇌리 속에서 결코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현재 한국 정치에서 보수와 진보의 대결의 한 축은 앞으로 북한 (또는 공산 세력) 의 침공에 의해 전쟁이 날 가능성이 얼마나 있느냐에 대한 의견 차이가 아닐까? 

 

한가지 궁금했던 것은 트루만과 맥아더와의 관계이다.  트루만은 대통령이고 맥아더는 대통령과 국방장관과 육군 참모총장을 상관으로 모셔야 할 장군인데 맥아더는 트루만을 무시했다고 한다.  트루만이 한국 전쟁을 지휘하는 맥아더 장군을 만나고 싶었는데 일본에서 왕 노릇을 하던 맥아더는 바쁘다고 워싱턴까지 날아가길 거부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로 타협해서 와싱턴과 도꾜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섬에서 만났다는 것이다.  그 뒤로도 맥아더는 계속 대통령의 지시를 어기고 항명을 하는데도 트루만은 맥아더를 해임하지 못했다.  중공군의 개입에 예상하지도 대비하지 않아 연합군이 압록강에서 대패하여 퇴각하고 중공과의 확전과 장개석 정권의 중국 탈환까지 거론하자 할 수 없이 트루만은 맥아더를 해임한다.

 

맥아더를 쉽게 해임하지 못했던 것은 여론과 공화당의 맥아더에 대한 지지 때문이었던 것 같다.  막상 맥아더를 해임시키자 미국에선 난리가 났다. 말하자면 일종의 촛불시위가 벌어졌던 모양이다.  귀국하는 맥아더를 환영하기 위해서 군중이 모여들고 성대한 퍼레이드가 열리기도 하고 미국인들은 맥아더를 신격화 했다는 것이다.  상원에선 왜 맥아더를 해임시켰는지에 대하여 청문회까지 열렸다고 한다.  당시의 기세론 맥아더가 마음만 먹으면 쉽게 차기 대통령이 될 수 있을 정도였는데 맥아더의 인기는 금세 식었던 모양이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청문회의 결과이다.  트루만의 잘못을 조사하자고 만든 청문회인데 막상 내막을 알고 보니 맥아더의 잘못이 많았던 것을 사람들이 깨닫게 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트루만은 맥아더와 반대되는 유형의 사람이다.  자기가 대단한 사람이라는 의식도 별로 없고 특출한 재능도 없었지만 착실하게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사람.

 

트루만은 간신히 재선 (사실상 초선) 에 성공하는데 그가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고 예측한 여론 조사 기관이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심지어 어떤 신문사는 상대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는 오보를 일면 기사에 내기도 한다.  트루만은 한번 더 대통령에 출마할 수도 있었지만 (사실상 3번째 임기) 포기한다.   인기도 없고 8년 이상 대통령을 할 의욕도 없었던 듯 싶다.  트루만 이후 미 의회는 대통령에 임기를 2 선으로 제한하는 법을 만들었다고 한다.   트루만은 재임 중에 별로 인기가 없었지만 나중에 미국 역사가들로부터 재임시 인기보다 낳은 평가를 받는다.   물론 그에게는 핵무기를 최초로 실전에 사용한 사람이라는 ‘원죄’ 는 언제나 따라다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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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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