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의 창시자



대부분의 심리학 교과서들은 독일 사람 빌헬름 분트 (Wilhelm Wundt, 1832-1920) 를 현대 심리학의 창시자 또는 아버지라고 부른다. 분트는 의학 공부를 하고 대학에서 생리학 (Physiology) 를 가르치다 생리심리학이라는 과목을 만들어 가르치면서 심리학 연구를 시작했다.  나는 '창시자' 라는 타이틀이 분트에게 좀 과분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적이 있다. 사실 분트의 연구 업적 중에 요새까지 언급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또 분트 이전에도 심리학에 관련된 논의가 많이 있었다. 아주 오래 전으로 올라가면 기원전부터 벌써 사상의학 비슷한 성격 이론 (humoral theory) 이 있었다. 이는 몸에 네 가지 물질이 있는데 그 중 한가지 (예를 들어 ‘검은 피’) 가 너무 많으면 우울증에 걸리므로 몸에서 검은 피를 빼내어 우울증을 치료하고 어쩌고 하는 좀 엉터리 심리 치료 이론이다. (그런데 이 이론이 19세기 말까지 2500 년간이나 많은 사람들에 의해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칸트를 비롯한 많은 철학자들도 심리학적 문제를 연구했다고 볼 수 있다.  분트와 동시대에도 페크너 Gustav Theodor Fechner (1801-1887) 라든지 헬름홀츠 Hermann Ludwig Ferdinand von Helmholtz (1821-1894) (분트는 그의 조교를 지냈다) 같은 사람도 과학적 실험적 방법을 사용하여 심리학적 문제를 연구했다.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트가 그가 현대 심리학의 창시자라는 거창한 영예를 얻게 된 주 이유는 최초로 심리학 실험실을 만들어 과학적 (실험적) 인 방법으로 심리학에 관련된 문제를 연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심리학 실험실을 개설한 1879 년 -- 아인슈타인이 태어난 해다 -- 을 현대 심리학이 시작한 해로 본다. 그깟 실험실 하나 만든 게 뭐 그리 대수냐 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실험은 현대 과학이 이처럼 엄청난 발전을 할 수 있게 해 준 가장 중요한 연구 방법론 중의 하나이다.  분트는 또 최초의 심리학 저널을 만들고 많은 심리학 박사들을 배출하였는데 그들 중 일부가 미국에 와서 여러 주요 대학에 심리학과를 창설하게 된다.
 

분트가 현대 심리학의 창시자라고 하면 좀 섭섭해 할 사람이 미국 하바드 대학의 윌리암 제임스 (William James, 1842-1910) 이다. 한 열살 아래인데 미국에서 분트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심리학 실험실을 만들었고 그의 기억에 대한 이론은 아직도 널리 쓰이고 있다. 미국의 유명한 소설가인 헨리 제임스와 형제 지간인데 실용주의를 창립한 철학자로도 유명하다.  윌리암 제임스는 미국 심리학의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분트보다 20 여 년 후에 태어난 프로이트 (Freud 1856 - 1939) 가 심리학의 창시자가 아닌가 라고 묻는 사람도 가끔 있는데 그는 정신 분석학 (Psychoanalysis) 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다. 정신 분석학은 심리학의 일부라고 볼 수도 있는데 심리 치료의 한 방법으로 시작되어 포괄적인 임상/성격 심리 이론으로 발전되어 왔다. 프로이트의 이론이 정말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 그의 치료 방법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하여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지만 그의 이론은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현대 문화와 예술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지금도 영화나 TV 드라마를 보면 심리학이나 심리 치료에 관한 내용은 거의 모두 프로이트의 심리학과 관련되어 있다. 일반인들의 마음 속에 심리학자 그러면 제일 먼저 프로이트가 떠 오르지 않나 싶다. 프로이트는 좀 과대평가된 측면이 있다. (본 블로그 내에 올려진 글 '프로이트는 누구인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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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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