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재미동포를 대상으로 썼던 글인데 여기서 우리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의 한 단면을 보여주지 않나 싶어서 올린다.  생각해보니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빨리 흑인 대통령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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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문제 - 주류사회 진출과 백인 학군으로 이사가기

재미동포들은 흔히 우리 아이들을 주류사회로 진출 시켜야 한다고 말하는데 나는 이런 말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아이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했으면 좋겠다는 단순한 뜻이라면 문제 삼을 이유가 없겠지만 그 외에 다른 의미가 숨어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재미동포들이 주류사회 진입을 강조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대체로 이민 1 세대인 부모세대들이 스스로 비주류 사회에 산다고 생각하고 그런 점에 열등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주류사회 진출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중상류 층의 백인들이 주로 다니는 직장에 다니고 그들과 어울려 살며 그들의 문화 속에 사는 것을 뜻하는 것인가? 많은 한인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어떤 한인 학부모들은 자기 자식이 다니는 학교에 한국 애들이 너무 많아졌다고 주로 백인아이들만 있는 학군으로 이사하기도 하고 한국 애들끼리 몰려다니면서 노는 것이 보기 싫다고 말하는 부모도 있다. 또 자기 자식은 주로 백인 친구들하고만 논다고 자랑처럼 얘기하는 사람들도 본 적이 있다. 우리 아이들은 벌써 주류사회 에서 산다는 것이다.

만일 주류사회 진출이라는 교육 목표가 백인사회에 대비되는 한인 이민 사회 문화에 대한 열등감의 표현이라면 내 생각에 그것은 잘못된 태도라고 본다. 부모가 스스로에 대하여 부끄럽게 여기면 아이들도 자기들이 한인 출신이라는 곳에 대하여 열등감을 배우지 않겠는가? 소수 민족 아이들을 백인 얘들 사이에서만 키우는 것이 오히려 정서적으로나 자기 정체성 개발 그리고 원만한 성격 형성에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은 훌륭한 한인 미국인으로 키워야지 백인 미국인으로 키우려고 노력하면 가짜 백인 밖에 더 되겠는가?

이민 1 세대들은 자기 사는 모습에 대하여 비주류라고 생각하며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미국사회에서 이민 1 세대는 모두 “비주류” 상태를 거치는 것이다. 미국의 왕족이라고 부르는 케네디 가문도 천대받던 아이리쉬 이민집단에서 시작했고 현재 미국을 좌지우지하는 유대인들도 마찬가지다. 어찌 보면 미국에서 이민 문화가 주류 문화인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구질구질한” 한인사회를 벗어나서 백인사회에 끼여들어 살기를 바랄 것이 아니라 한인사회가 미국 사회에서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발전 시켜야 한다고 본다. 우리 아이들이 커서 “내가 Korean-American 이다“ 라고 하면 타민족 사람들이 부러워하고 같이 어울려 살고 싶도록 만들어야지 ”내가 비록 한인 출신이지만 난 예외니까 좀 끼워 살게 해 주시오“ 그러면 ”주류사회“ 진출이 잘 되겠는가?

내 의견에는 우리 아이들이 기존 주류사회에 진입하기를 바라기보다는 미국의 새로운 주류 사회를 창조하기를 바래야 한다. 그들이 성년이 되었을 때 어차피 미국 사회의 주류는 지금과 같은 중상류 백인사회가 아닐 것이다. 아마 흑백 혼혈 인이 대통령을 하고 있고 히스패닉과 아시안 들이 대거 사회 중심에 진출해 있지 않을까?

Posted by k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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