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coln (1809-1865)
 
오바마가 읽고 영향을 받아 힐러리를 국무 장관에 임명했다고 유명해진 책이 Team of Rivlas (Team of Rivals: The Political Genius of Abraham Lincoln by Doris Kearns Goodwin) 이다.  링컨과 그의 내각이 어떻게 남북전쟁을 수행했는가를 서술한 책이다.   그때까지 선거에 나가서 이긴 적 보다 (한 다섯 번 정도) 진 적이 (여덟 번 정도) 훨씬 많은 링컨이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했을 때 경력이나 지명도에서 네 명의 후보 중 가장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후보였다고 한다.  그런데 가장 유력한 후보가 과반수를 얻지 못하자 여러 번의 재 투표를 하는 와중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반대파가 가장 없는 링컨이 합종연횡 또는 어부지리로 후보에 당선되었다고 한다.
 
링컨은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자기와 경쟁했던 세 명을 모두 장관에 임명했다.  추측해 보건대 시골 변호사 출신에 최고 경력이 하원의원이었던 링컨은 대통령에 당선된 후 측근 중에서 장관을 시킬 만한 인물이 별로 많지 않았을 것이다.  또 링컨이라는 사람이 자기가 남보다 잘났다는 의식이나 자기를 무시하는 사람들에 대한 거부감이 별로 없고 능력위주의 인사를 하려고 했다고 한다.   국무부 장관에 임명한 수어드 (William H. Seward, 1801-1872) 라는 인물은 원래 가장 정치적 위상이 높고 제일 유력한 공화당 후보로서 처음에는 링컨을 무시했지만 나중엔 링컨의 지도력을 인정하고 내각에서 링컨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이다.  그러나 재무 장관에 임명한 체이스라는 인물은 끝내 링컨을 무시하고 자기가 차기 대선 후보가 되도록 뒤에서 공작을 벌였다고 한다. 
 
이 책에서 재미있게 느낀 것은 링컨의 용인술이나 링컨 내각의 이야기보다 링컨이라는 사람의 성격과 인생이다.   링컨의 일생은 좀 안타깝다 라든지 안됐다 같은 동정심을 많이 느끼게 한다.  먼저 링컨은 미국 개척지의 아주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고생을 많이 하면서 자랐고 어머니가 9세 때 병사했다.   어릴 때부터 총을 들고 사냥을 해서 먹을 것을 구해와야 했고 나무를 해 와야 해서7살 때부터 도끼를 아주 능숙하게 잘 썼다고 한다.   링컨 하면 연상되는 그가 살던 통나무 집이란 사실상 야영 텐트와 큰 차이가 없는 주거 환경이었다.  농한기 때 한두 달씩 이곳 저곳 학교에 다닌 것 외에는 정규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지만 링컨은 책을 읽는 것을 아주 좋아했다고 한다. 문맹이었던 아버지는 큰 아들 링컨이 “쓸데없이” 책을 읽는 것을 싫어해서 헛간이나 숲속에 들어가 책을 읽곤 했다고 한다.   새 엄마가 들어왔을 때 그녀의 짐속에 로빈슨크르소와  아라비안 나이트등의 책이 들어있는 것이 링컨에게는 커다란 위안이었다고 한다.  
 
링컨의 첫사랑이었던 여자는 갑자기 병사해서 상심한 링컨은 따라서 죽으려고 했다고 한다.   링컨은 그 뒤로도 여러 번 심한 우울증 증상에 시달렸다.   자수성가한 링컨은 어떤 부잣집 딸과 “망설이다” 결혼하는데 자기가 최소한 상원의원의 부인쯤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링컨의 부인은 아마 바가지를 많이 긁었던 모양이다.  부인이 성질을 내면 아이들은 숨고 링컨은 피했다고 하는데 시골 변호사로서 이 동네 저 동네 출장을 다니던 링컨은 그래서 출장 여행을 반겼다고 한다.   링컨의 부인이 화를 내는 것을 남북전쟁 당시 북군 총 사령관 그랜트 장군과 그의 부인이 목격한 것이 이 책에 소개되어 있다.  대통령이 된 링컨이 부인과 함께 그랜트 장군이 지휘하는 북부 연방군 총 사령부를 방문하는데 링컨과 그 수행원은 말을 타고 가고 부인 마차를 타고 가면서 진흙탕이 된 길 때문에 마차의 속도가 많이 늦어졌다고 한다.  먼저 도착한 링컨이 보니까 전체 사병들이 도열해서 기다리고 있고 부인을 기다리다 보면 병사들의 식사시간이 늦춰질 것 같아 그냥 사열을 시작하겠다고 지시했다고 한다.   원래 대통령 부부가 함께 마차를 타고 도열한 병사들을 지나가며 손을 흔드는 행사였던 것 같은데 링컨의 부인은 그런 것을 좋아했던 모양이다.  도착해서 링컨이 먼저 사열을 하고 있는 것을 본 부인은 화를 내고 욕을 하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랜트 장군의 부인은 어쩔 줄 몰라 하고 수행한 또 다른 부인은 자기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야단을 치느냐고 울음을 터트렸다고 한다.  링컨의 부인의 신경질은 그날 저녁 만찬 때까지 식지 않아서 사람들 앞에서 링컨에게 야단을 치고 있었고 링컨이 그냥 미소를 지으며 부인의 불평을 가만히 듣고 있었으며 그랜트 장군은 그러는 링컨을 옆에서 놀란 표정으로 지켜보다가 그날 일기에 썼다고 한다.
 
링컨의 대통령 당선은 일생일대의 영광이요 승리였지만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마자 남북 전쟁을 일어나 그걸 즐길 겨를이 없었다.   백악관  창문에서 보이는 버지니아 주가 남부군에 합류하는 바람에 수도 워싱턴이 남부군에 점령될까봐 잠을 못 이룬 적도 많았고 또 그 와중에 큰 아들이 병에 걸려 죽는 것을 옆에서 지켜봐야 했다.   링컨의 각료나 장군들 중엔 임기 초기에 시골 촌뜨기 변호사 출신 링컨을 은근히 무시하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남북전쟁이 승리로 끝나고 사람들이 링컨이라는 사람을 진정으로 인정하고 존경하기 시작하고 대통령에 재선 되었을 때 부인을 포함한 주의 사람들은 평소에 무표정한 링컨이 그렇게 행복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바로 그 무렵 암살을 당하는 것이다.  힐러리에 비유되는 국무 장관 수어드는 다른 장소에서 공격을 받아 중상을 입고 있어서 사람들이 링컨의 죽음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처음엔 경쟁관계 였지만 남북전쟁을 치르면서 링컨과 상호간에 신뢰와 존경심을 키워오던 관계였는데 링컨이 병실에 찾아오지 않는 것을 수어드는 이상하게 여겼다.  그러다 창밖에 조기가 걸린 것을 보고 링컨이 암살당한 것을 눈치챈 수어드는 소리를 내어 울었다고 한다.
 
링컨 하면 제일 먼저 떠 오르는 것은 물론 노예 해방이다 (링컨의 업적 중에는 미국의 추수 감사절 Thanksgiving 을 만든 것도 있다).   링컨이 미국에서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존경 받고 세계인들의 존경을 받는 것이 노예 해방과 관계가 있다.  링컨이 승전 직후 당시 남부의 수도 리치몬드를 방문했을 때 길거리에서 그를 알아본 흑인들이 몰려와 구세주가 오셨다며 둘러싸고 무릎을 꿇고 절을 했다고 한다.  암살자가 있을까봐 경계하던 링컨의 일행은 놀라기도 하고 감격하기도 했는데 링컨이 자기에게 무릎을 꿇은 흑인 노인에게 그러지 말고 일어나라고 하자 흑인들은 링컨을 둘러싸고 찬송가를 불렀다는 것이다. 
 
그러나 링컨이 노예제도를 폐지하기 위하여 남북 전쟁을 일으킨 것은 물론 아니다.   링컨은 노예 제도를 반대했지만 그것을 없애기 위해서 당시 미국 인구의 2% (60만명 정도) 가 사망하게 되는 전쟁을 일으키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 남북한 인구에 비유하면 거의 150만명의 사람들이 사망한 것이다.)   노예 제도를 (최소한 그 제도의 확산을) 반대하는 북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공화당의 후보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 되자 남부가 미리 분리를 선언했다.  (어떻게 보면 당시 공화당의 성격은 요새 미국 공화당의 성격과 반대이다.) 그러면서 남부 지역에 위치한 중앙정부의 지휘하에 있던 군기지를 남부군이 먼저 공격해서 점령하자 남부를 달래는 유화책을 모색하던 링컨은 무력을 사용해 남부의 반란에 대응하도록 결정한 것이다.  미국인들의 입장에서 링컨의 가장 큰 공적은 미국의 분리를 막은 것이다.
 
링컨을 살해한 부쓰 (John Wilkes Booth) 와 그 일당은 링컨을 악인이며 독재자라고 확신했고 자기들이 정의의 편에 서 있다고 믿었다고 한다.  쫓기던 부쓰가 다리가 부러져서 아프고 춥고 배고픈 와중에 먼저 찾은 것은 신문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신문을 본 부쓰는 실망했다. 사람들이 자기를 영웅으로 생각할 줄 알았는데 그 반대였기 때문이다.  링컨은 원래 남부의 전후 처리에 대하여 아주 관용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었는데 링컨의 암살로 남부 사람들은 더 미움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객관적으로 쓰인 위인들의 전기를 읽으면 이 사람도 이런 부정적인 측면이 있었구나 또는 역시 이 사람도 과대 평가 되었구나 같은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은데 링컨의 경우엔 기분이 다르다.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로부터 위인 대접을 받는 것에 대하여 별로 이의를 제기하고 싶은 생각이 안드는 것이다.

 

Posted by krkim